백두에서 한라까지…남북관계 훈풍 속 광주서 북한 미술 전시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북한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북한 작가가 그린 백두산과 남한 작가가 그린 한라산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지난달 30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5관에 전시된 백두산 작품 10여점은 밝은 색채에 사실적 묘사가 특징이었다. 북한 미술기관 중 최고 권위를 가진 평양미술대학교 소속 강훈영, 정현일, 박동걸 교수의 작품들이다.

정 교수가 그린 2018년 그린 작품 ‘백두산’은 구름에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가 전해졌고 강 교수의 2019년 작 ‘천지’는 눈 덮인 하얀 백두산과 초록빛 천지의 색채 조합이 인상적이다. 

박 교수가 2019년 제작한 ‘천지’는 이른 봄에 눈과 봄꽃이 어우러진 따스한 풍경이 담겨있다.

전시장 한쪽 벽면에는 남한 작가의 백두산, 한라산 작품이 걸려 있었다. 

임옥상 작가의 ‘무극백록’ ‘무극천지’ 두 작품은 각각 가로 545㎝, 세로 227㎝ 크기에 흙과 먹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들이다. 

정정엽 작가는 푸른 하늘과 금빛 한라산을 캔버스에 담은 ‘하늘빛 한라’를 출품했다.

관람객 전영범(38·광주 동구)씨는 “생소한 북한 미술작품을 전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사진으로만 본 백두산의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약속’을 주제로 ‘2021 남북 미술·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광주 남구, 전국 남북교류협력 지방정부협의회, (사)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공동 주최했다. 

전시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6일까지로, 관람은 무료다.

이번 전시에는 북한 작가 3명, 남한 작가 16명 등 모두 15개팀 19명이 참여했다. 

회화작품 17점을 비롯한 설치작품 3점, 사진‧미디어 작품 20점, 남북 정상 간 주고받은 선물과 선언문 28점 등을 4개 주제(백두산과 한라산의 만남, 우정의 정원, 약속 아카이브, 먼저 온 미래)로 나눠 선보인다.

‘백두산과 한라산의 만남’은 백두산·한라산 미술작품, ‘우정의 정원’은 백두산·한라산의 식물로 꾸민 정원 설치작품으로 꾸몄다. 

‘약속 아카이브’는 6·15남북공동선언, 10·4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 때 양쪽 정상이 주고받은 선물과 관련 물품으로 구성했다. 

‘먼저 온 미래’는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손수건, 엘이디(LED) 조명 등으로 만든 설치작품과 작곡가 윤이상이 통일을 염원하며 만든 곡 ‘더블 콘체르토’를 재해석한 음악 ‘이클립스’ 등을 선보인다.

북한 미술작품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 중국을 통해 구한 작품들이다.

김영진 광주 남구 남북교류협력 주무관은 “이번에 전시하는 북한 작품들은 남한의 뛰어난 미술작품과 견줘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전시 개막일이 우연히 남북 직통연락선 복원 날짜와 겹쳐 더욱 의미가 깊어졌다. 

최근 남북 간 관계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친근한 북한 풍경을 만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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