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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살아있다] 의정 : Inner World, 내면을 보듬는 시간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집과 회사를 반복하는 동선에 번아웃을 겪는 직장인들, 이들에게 '일탈'이 필요하다.
'일탈'이라 해서 거창한 것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매일같이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예쁜 카페를 방문하거나, 전시회에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 등 일탈의 방법은 굉장히 무궁무진하다.
시청역 부근에 위치한 라이크디즈1601에서는 지난 3월 4일부터 의정 작가의 개인전<Inner World>가 진행중이다.
의정 작가는 현재 국내에서 활동중인 디지털페인팅 작가로, 작품에서 인간의 심리를 다루며 개인이 느끼는 하나의 감정을 중심으로 초현실적 장면을 묘사한다.
그녀의 판타지적 세계관이 담긴 여러 작품 가운데 순수한 감정을 그려낸 동화같은 작품도 있는 반면, 특유의 우울감을 담은 작품도 있다.
의정 작가는 개인의 일상에서 느낀 심리변화의 순간들을 작품에 녹여내며, 사람들의 감정을 일깨우고 이를 통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의정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쳤던 자신의 감정을 되돌아보게 된다. [Inner World, 내면세계로의 일탈] 라이크디즈1601에는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으로 보이는 <질투>는 인간의 내면을 들춘다. "현실은 질투의 동기를 더 열렬히 심어준다.
계속 부딪히다보면 저 너머의 것을 가지게 될 줄 알았지만, 그럴수록 나의 한계만 가차없이 드러날 뿐이다.
그럼에도, 오늘도 나의 질투는 뉘우칠 줄을 모른다" -<질투> 작품설명 일상에서 느끼는 '질투'의 감정을 떠올리고, 득이 될 리 없는 문제의 감정을 반성하게 한다.
또 다른 작품 <현실부정>, 어른이 된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한다. "나는 이제 아이가 될 수 없다.
그 말은 엄마가 회사에 간다고 울어선 안되고, 아끼는 인형이 찢어지면 내가 꿰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실에 우는 나는 무엇인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이상 덧셈을 빨리한다고 칭찬을 들을 수 없는 것보다 슬프다 " -<현실부정> 작품설명 아이였을 때는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아이라서 제한되는 일들이 너무 많다고 느꼈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니 독립된 인간으로서 혼자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고, 부족한 나의 모습을 정당화할 핑계거리는 사라졌다.
평소에 깊이있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지만, 작품을 보는 순간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생각의 조각들이 모아진다. 그렇게 작품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의정 작가는 "일상을 채우는 분위기와 감정들이 무심코 흘러가 버리기도 한다"며 "그 찰라의 순간을 직면하는 일이 우리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작품에 녹아든 감정을 읽고, 나의 내면세계와 연결짓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전시가 진행되는 라이크디즈1601은 카페같이 아늑한 공간이다.
전시티켓을 예매하면 음료와 마카롱을 비롯해 의정 작가의 작품이 담긴 엽서가 제공된다.
방문객들은 작품을 감상한 후 테이블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한다.
의정 작가가 만든 Inner World는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 미처 돌보지 못했던 우리의 내면을 보듬는다.
작품을 통해서, 그리고 공간이 주는 여유 안에서. <의정 : Inner World>는 오는 26일까지(오전 10시~오후 7시(6시30분 입장마감)) 진행된다. 내면세계로의 일탈을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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